• [동아일보 기획] 고압산소치료의 오해와 진실

내용

• 6월 26일(목) 동아일보 <고압산소치료의 오해와 진실> 지면보도 초고
  
  25일 국내 대학병원 유일 화상전문병원인 한림대한강성심병원 로비 옆에 설치된 고압산소치료센터, 이곳은 25명이 함께 들어가 치료가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의 고압산소치료인 다인용 챔버가 있는 곳이다. 겉으로는 잠수함처럼 생긴 챔버 안엔 의자에 편안하게 앉아서 산소 마스크를 쓰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무엇보다 고압산소치료 챔버 안에서 영상을 보거나 음악도 듣는 등 팔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있도록 환자 편의에 맞춘 것이 눈에 띄었다.
  
  고압산소치료는 최근 일부 유명인들이 건강관리 목적으로 ‘고압산소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치료법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오해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그러나 고압산소치료는 단순한 웰빙이나 피부 미용 목적을 넘어 생명과 직결된 중증 질환 치료에 활용되는 고도의 의료기술이다.
  
  이곳엔 화상 후유증 줄이기 위해 공공복지 차원의 국내 최대 규모의 고압산소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허준 한림대한강성심병원 병원장(화상외과 교수)을 만나 고압산소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고압산소치료, 연예인들이 받는 미용 치료 아닌가?
  “그렇지 않다. 고압산소치료는 일시적 피부개선이나 피로회복을 위한 ‘웰빙 요법’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생명과 직결된 중증 질환에 쓰이는 고도의 의료기술이다. 저스틴 비버, 손태영·권상우 부부 등 셀럽들이 이용하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이 치료의 진짜 목적은 조직 회복과 생존율 향상이다.”
  
  ―고압산소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압력을 통해 물에 탄산을 넣는 원리랑 동일하다. 100% 산소를 2~4기압의 고압 환경에서 흡입하는 치료이다. 이 과정에서 산소는 헤모글로빈뿐 아니라 혈장과 조직액에도 용해되어
  손상된 조직으로 빠르게 전달된다. 이는 염증을 줄이고, 조직 회복과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유는 챔버 내부는 일반 공기로 가압하고 산소는 마스크를 통해서만 주입하는 공기 가압 방식이 치료 효과에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치료 전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기압 변화에 대한 적응 훈련, 즉 ‘이퀄라이징(압력평형)’이 필요하다. 비행기나 잠수 환경처럼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이 들 수 있어, 기압 적응 교육을 필수로 시행한다. 시간은 30분 정도 영상 교육과 코디네이터 간호사 교육을 통해 진행된다. 고압산소 챔버에 들어가서도 치료중 불편감을 최소화 하기 위해 마이크로 소통을 하는 등 다양한 안전장치와 절차를 갖추고 있다. 또한, 발화 위험이 있는 휴대폰 등 모든 전자기기와 액세서리는 반입이 금지되며, 정전기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면 소재의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후 챔버에 입실하게 된다.
  
  ―어떤 질환에 사용되나?
  “단순한 상처 치료를 넘어 중증 질환에 폭넓게 활용된다. 화상 환자의 경우 피부 이식 후 생착률을 높이고 회복 속도를 향상 시키는 목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 당뇨발이나 욕창 등 난치성 상처 회복을 촉진 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이외에도 방사선 괴사, 두개내 농양, 감압병, 일산화탄소 중독 등에는 사용되며 모두 건강보험도 적용된다. 전신의 70%에 화상을 입은 환자가 급성기 치료 후 다양한 재활치료와 35회의 고압산소치료를 거쳐 보행이 가능해진 사례도 있다.”
  
  ―자택용 산소 캡슐로 대체할 수 없나?
  “자택용 산소 캡슐은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고압산소치료센터의 챔버는 대개 고압(최대 4기압) 공기 가압 방식, 100% 산소, 정밀한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자택용은 대부분 캡슐 형태로 1.3기압 이상 압력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가압보다는 산소만 공급하는 방식이다. 실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의학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그렇다고 의료용 1인용 챔버를 집안에 설치하기엔 안전장치와 비용, 무게도 만만치 않다. 고압과 순수 산소를 사용하는지 여부는 체크해봐야 할 것이다.”
  
  ―이곳의 고압산소치료센터, 특징은 무엇인가?
  “국내 최초로 25명 동시 치료 가능한 다인용 챔버를 도입한, 국내 최대 규모의 전문 치료 시설이다. 또한 근골격계 질환, 만성피로, 흉터, 다이어트 등 다양한 이유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늘면서, 오는 7월 3호기 7인용 챔버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3호기 챔버는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리클라이너 체어를 갖춘 7인용 구조이며, 격벽을 통해 2인용 공간과 분리 운용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응급환자 발생 시 챔버 전체를 중단하지 않고, 이상이 있는 환자만 개별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 또한 의료진 전용 공간도 별도로 마련해 안전성을 한층 강화한다.
  고압산소치료기의 도입은 미용이 목적이 아니라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이다. 앞으로도 치료 가이드라인 개발, 임상 연구, 적응증 확대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그런데 연간 100억 원 이상 적자를 감수하며 화상전문병원을 운영 하는 이유는 공익을 중심에 둔 중증 환자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압산소치료는 중증 환자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현재처럼 제한된 일부 질환에만 적용되는 건강보험 혜택이 암 치료 등 보다 다양한 질환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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